민주당 연구모임서 “30조 코스닥 펀드 추진해야”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약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당의 경제연구모임에서 나왔다.

9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 ‘코스닥이 한국의 미래다’에선 이런 내용의 제도개선방안이 제안됐다. ‘경제는 민주당’ 연구 모임 대표인 김 의원은 “코스닥 지수가 1000 아래에 머물고 있는데, 3000은 가야 하지 않겠나”며 “코스닥은 같은 거래소에 있는 코스피의 2부 리그 취급을 받고, 단기 투자만 있다”며 시장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학균 벤처캐피탈 협회장은 코스닥과 벤처 생태계의 연속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 활성화는 곧 벤처 생태계 활성화이며 혁신 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며 “정책금융과 연기금이 50% 출자하고 나머지는 민간 운용사와 개인 투자자로 구성되는 코스닥 전용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를 도입해 민간과 공공기금을 투입하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미국 나스닥 사례를 비교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나스닥 기업의 절반 이상은 창업자가 생존해 있는 1세대 혁신기업이며 미국 전체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한다”면서 “벤처펀드에서 매년 8조원씩 투자되는 자금이 코스닥을 통한 회수로 이어져야 하는데, 현재 코스닥에서 연간 회수 가능한 규모는 2~3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을 차지하는 개인 비중이 80%를 넘고 기관 비중은 5%에 불과하다”며 개인 중심의 단기 매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코스피는 연간 거래대금이 상장주식 수 대비 187% 수준인데, 코스닥은 400%를 훌쩍 넘고 올해는 체감상 6배까지 돈다”며 “같은 종목이 1년에 여섯 번 손바뀜이 나는 자기소모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부실기업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홍 대표는 “국민연금의 2023년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보면 코스닥은 6조원 수준으로 4.2%에 그친다”며 “국민연금이 자산 비중에 코스닥을 늘리면 다른 기관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에서 상장 유지 조건 강화를 제대로 밀고 가는 것이 중요하고, 퇴출이 많아지면 투자자들이 위험하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논의를 포함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검토 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