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의무공개매수제 ‘50%+1주’보다 기준 상향 가닥… 자사주 소각과 함께 논의

정부가 의무공개매수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존안보다 의무공개매수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금융위원회가 추진했던 전체 지분의 과반 최소 지분(50%+1주) 이상을 확보하는 방식보다는 비율을 상향하되, 지분 100%를 공개매수 하는 방식보다는 낮게 중간점에서 제도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금융위원회의 비공개 당정협의회에서는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기존 금융위 안인 ‘50%+1주’보다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금융위는 상장사 지분의 25%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50%+1주’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개 매수하는 제도를 추진했다. 또 주식을 전량 매수해야 한다는 강훈식 전 의원의 안 등도 발의되면서 공개매수 대상 주식 수가 쟁점으로 꼽혔다.

최근 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이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주도로 발의되면서 재계의 경영권 방어 수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금융위가 기존 안과 여당 의원이 발의했던 안을 절충한 안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이미 공식화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금융위원회의 추진 과제에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김남근 의원은 지난 달 25일 열린 민주당 원내조정회의 백브리핑에서 “경영권 방어에 대해서 (재계와의) 간담회를 할 때 의무공개매수 제도라든지 재계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입법을 후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1일에는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의원들과 주요 경제8단체가 만나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데, 이날 의무공개매수제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다만 법사위원회에서 아직 자사주 의무소각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인만큼 해당 법안이 먼저 통과된 다음에야 금융위가 구체적인 비율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량 매수의 경우 비용 상승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의무매수 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준현 의원은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서 논의하고 있는 자사주소각 의무화하고 연계해서 논의해야 될거 같다”며 “정부에서 다루는 의무공개매수제 도입문제와 법사위에서 다루는 자사주 의무 소각 연계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