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삼성물산 주식 장남 이재용에 전량 증여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자신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에게 증여한다. 삼성물산은 2일 홍 명예관장이 보유 중인 주식 전량(약 180만8577주·지분율 1.05%)을 이 회장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증여(수증)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회장은 현재 지분율이 19.76%(3388만220주·보통주)다. 내년 초 증여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20.82%로 늘어나게 된다. 홍 명예관장은 0%(0주)가 된다. 계약일 종가(22만50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070억원 규모다. 실제 증여는 내년 1월 2일 이뤄질 예정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3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최고세율 50%를 적용하면 세금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증여 실행일이 1월 2일로 예정돼 있어 이 시점 기준 주가를 반영한 평가액과 최대주주 할증 여부 등에 따라 최종 증여세 부담 규모가 정해질 전망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주식 재산 25조원 중 홍 명예관장은 약 7조원을 상속받았다. 이 회장은 6조4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각각 5조8000억원, 5조24500억원 규모를 물려받았다. 상속세 12조원을 납부하기 위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일부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 보통주 1771만여 주를 처분해 1조8000억원 이상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왔다.

한편 이번 증여 계약이 체결된 지난달 28일은 이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해군 소위로 임관한 날이다. 임관식에는 홍 명예관장, 이 회장, 이서현 사장 등이 참석해 지호 씨의 소위 임관을 축하했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