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금으로 비트코인 풀매수했더니”… 4만달러대 폭락 전망 나왔다

세일러 회장의 변심을 이해하기 위해선 스트레티지를 비롯한 DAT 기업의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은 가상자산을 사들이는 전략을 통해 주가(시가총액)를 높이고 이를 근거로 다시 자금을 조달해 가상자산을 사들이는 식이다. 여기서 핵심 논리는 자산가격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mNAV다. 해당 비율이 1배 이상이면 보유한 자산 가격에 비해 시가총액이 더 큰 것이고, DAT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문제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다. 시장에서는 보유 자산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주가 역시 더 내려가는 쪽으로 베팅하게 된다. 회사 입장에선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셈이다.

2일 타이거리서치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레티지가 보유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정적 파산선’은 올해 기준 비트코인 가격 2만3125달러다. 보고서는 특히 2028년을 최대 고비로 지목했다. 스트레티지가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의 조기 상환 청구권(풋옵션) 행사가 2028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갚아야 할 잠재 부채는 약 64억달러(9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비슷한 우려가 커지자 스트레티지는 대응에 나섰다. “mNAV가 1배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을 매각하거나 파생상품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 소식이 시장의 불안을 더 키웠다. 타이거리서치는 “2028년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실패해 비트코인을 강제 매도하게 된다면 약 7만1000개의 BTC가 쏟아져 나오며 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뉴스도 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간 비트코인 ETF 거래를 막아 왔던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이날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가상화폐 ETF 거래를 전격 허용하기로 했다. 앤드루 카제스키 뱅가드 임원은 “투자자 선호가 진화했다”는 점을 이번 결정의 이유로 설명했다.

11조달러(약 1경5000조원)를 굴리는 뱅가드의 고객 자금이 시장에 유입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스트레티지의 기업가치(mNAV 기반)를 지탱해줄 강력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