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른 금 사는 건 하수?… 골드바 대신 금광 투자했더니 수익률 2.5배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국내 금 ETF인 ‘ACE KRX금현물’은 올 들어 54.81% 상승했는데,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138.56% 오르며 두 배 이상 성과를 냈다.

이처럼 실물 금 가격보다 채굴 기업 주가 상승폭이 더 큰 이유는 ‘운용 레버리지(영업 레버리지)’ 효과 때문이다. 금광 기업의 생산 비용은 상당 부분 고정돼 있어 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기업 마진은 대폭 확장된다.

비용은 비슷한데 판매 가격이 오르니 이익이 더 크게 늘고, 여기에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기대까지 더해져 주가를 한층 밀어 올리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채굴 기업 투자는 금 자체에 투자하는 것보다 변수가 많아 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과 별개로 광산 운영 차질이나 환경·노동 규제, 정치·지정학적 위험, 기업 경영 리스크 등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금값이 올라도 특정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거나 해당 지역에 우려 요인이 발생하면 주가가 역행할 가능성도 있다.

금 외에 은·구리 등 다른 원자재 채굴 기업 ETF도 실물 ETF 대비 올해 상승폭이 더 컸다. 올 들어 은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아이셰어스 MSCI 글로벌 실버&메탈스(SLVP)’는 178.42%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실물 은 ETF ‘아이셰어스 실버 트러스트(SLV)’의 수익률은 99.47% 오르는 데 그쳐 80%포인트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채굴주 ETF는 원자재 가격 흐름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를 넘어 원자재 상승 사이클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다만 기업·지역 리스크가 겹치는 만큼 변동성은 더 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