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기대감에 달리는 은행株, 계속 갈까

정책 모멘텀 덕에 최근 힘이 붙은 한일 은행주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양국 증시에서 선방하고 있다.

국내 은행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확정되면서 배당 확대 기대를 받고 있다. 일본 은행주들은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금리 상승의 수혜가 예상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은행 대장주 KB금융은 주가가 8.22% 상승했다. KB금융은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우상향하면서 이날에는 종가 기준 연고점인 13만4700에 다가선 13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3.1%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하나금융지주(5.73%)와 우리금융지주(10.68%)도 수익을 냈다.

국내 은행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를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최종 합의된 지난 2일 KB금융4.51%, 우리금융지주 5.65% 등 일제히 뛰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은행들이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이끈 것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 중 ‘노력형’은 배당성향이 25%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10% 이상이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은행들은 자사주 위주의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하다 보니 배당성향이나 배당금 증가율이 분리과세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곳도 많다.

KB금융은 올해 예상 배당성향이 24%인데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16.2%다. 배당금을 소폭 늘려야 분리과세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셈이다. 신한지주나 하나금융지주는 배당금 증가율이 낮아 분리과세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BNK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은 25%를 넘을 것으로 보이나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15%에 미치지 못해 분리과세 요건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지주처럼 비과세 배당(감액배당)을 선택할 경우 분리과세를 고려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금융지주들은 아직 비과세 배당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성향 25%를 상회하지 못하는 KB금융과 신한지주는 4분기 중에 분기배당 규모를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두 기업은 배당 정책이 정해져 있지만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는 게 중요한 이슈이므로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해당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분리과세를 겨냥한 투자 수요는 아직 뚜렷하게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자사주 위주의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하다 보니 배당성향이나 배당금 증가율이 분리과세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곳도 많다. 특히 밸류업 공시나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미 2025년 주주환원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발표한 터라 배당액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곳이 많다. 특히 분기배당을 이미 1~3분기 지급한 상황에서 내년 4월에 나오는 4분기 배당금도 사실상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질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일본의 메가뱅크 3사도 최근 호조다. 미쓰비시UFJ 금융그룹(MUFG)은 최근 일주일간 주가가 3.89% 상승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과 미즈호은행도 각각 8.08%, 5.42%의 상승률을 보였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하는 등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수혜주로 부상했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