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부채 비율 분식성 왜곡 멈춰야”… 회계·재정학계 한 목소리

“국가부채비율은 D1이 아니라 D2에 기반해야 올바른 습니다.”

김광윤 한국감사인연합회 회장은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부채 통계가 여전히 국제 기준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D2는 일반정부 부채로 국내에서 주로 사용중인 국가채무(D1: 중앙정부+지방정부·교육 지자체 부채)에 전국 350여개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합친 광의의 일반 정부 부채를 의미한다. OECD· IMF 등 국제기구가 사용하는 표준 지표다.

이 때문에 실제 수치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2023년말 기준 D1 국가채무비율 46.9%인데 반해, D2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50.7%다.

또 국가·지방정부·준정부기관 전체를 포함한 D3(공공부채비율)는 2023년말 기준 69.7%에 달한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과소평가하는 기존 지표 체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최근 IMF 등이 한국의 적자재정 누적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우리나라 재정규율의 기준이 되는 재정준칙 제정 필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김광윤 회장 등 전문가들은 “이런데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현금주의 기반의 D1 중심 보도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부채 수준이 OECD 선진국보다 낮아 보이는 과소보고(understatement)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계학계에서는 이를 “분식성 왜곡”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단법인 한국감사인연합회는 한국재정학회와 공동으로 4일 서울 충정로 공인회계사회관에서 제21회 감사인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국가재정관리의 건전성과 회계지표의 적정성’이다. 올해 포럼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재정학계와 회계학계가 공동으로 정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정학자와 회계학자들이 발제와 패널토론을 통해 현행 재정지표 체계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감사인연합회는 “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해 더 이상 D1 중심 재정지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D2 중심 지표 체계로 전환하고, 예산·결산 과정의 시차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