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하나은행이 만났다”… 블록체인 해외송금 내년 1분기 쏜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하나금융그룹이 손을 맞잡았다.

전통 금융권의 탄탄한 인프라에 핀테크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수혈해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내년 1분기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두나무(대표 오경석)는 4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에서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과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금융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업무 제휴를 넘어, 다가올 ‘웹3(Web3)’ 시대의 금융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디지털 동맹’ 성격을 띤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혁신 ▲외국환 업무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서비스 고도화 등 미래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의 핵심은 ‘속도’와 ‘효율’이다. 양사는 두나무가 개발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기와체인(GIWA Chain)’을 활용해 기존의 복잡한 해외 송금 절차를 간소화한다.

내년 1분기 중 하나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지점 간 자금 이체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 적용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를 통해 송금 수수료 절감과 처리 속도 향상을 꾀하고, 향후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날 협약식에서 “스테이블코인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블록체인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지급결제와 자산관리 시장이 웹3 기반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하나금융과 함께 글로벌 표준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이번 협약을 디지털 전환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블록체인 상용화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미래 금융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며 “두나무의 앞선 기술력을 통해 세상에 없던 금융 가치를 발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두고 JP모건, 서클 등 글로벌 금융 공룡들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금융망 구축 경쟁에 ‘K-금융’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 9월 공개한 ‘기와체인’ 테스트넷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을 검증받았으며, 이번 하나금융과의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 실사용 사례(Use Case)를 확보하게 됐다.